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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의 난임일기

ssoony33 2024. 9. 26. 11:18

2023년도 9월 정도 부터 나는 임신을 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였다.

배테기를 써보고, 배란일을 스스로 예측해보고 남편과 열심히 숙제를 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처음이니 얼마나 마음을 단단히 먹고 노력했는가..

술도 안돼! 커피도 안돼! 스트레스도 안돼! 먹는 것도 건강히 먹어야 해! 

잔뜩 기합이 들어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러다가 조금씩 힘이 빠지면서 어차피 안될텐데.. 하면서

생리가 시작하고 임신이 안된 것을 확인하고는 술도 가끔 마시고,

안되려나..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면서,

또 한편으로는 되겠지... 다시 마음을 다잡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남편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수지마리아병원의 양광문 원장님을 찾아간 것은 올해 2024년 2월초였다.

선생님은 남편과 내가 아직 어린 편이니(만 32,33세)

일단 자연임신을 3개월간 시도해보자고 하셨다.

 

단, 배란유도제를 먹어서 생리를 규칙적으로 하고,

배란초음파로 배란일을 확인하여 숙제일을 정해주시는 과정으로 말이다.

3개월이 지났다. 내가 지금 시험관을 하고 있으니,, 이 모든 과정은 실패였다.

숙제일에 남편과 싸워서 숙제를 못하기도 했고, 

생리가 터져서 이번에도 아니구나를 알았을 때 많이 무너지기도 했다.

 

5월에 선생님은 이제 검사를 좀 해봐야겠다면서

남편은 정액검사를, 나는 나팔관조영술을 하자고 하셨다.

 

나팔관조영술.. 이야기만해도 한~~페이지는 될텐데,

하도 아프고, 실신까지 한다는 블로그 글들로 잔뜩 겁을 먹고 갔는데 

결과적으로 나는...... 시작한 줄도 모르고 끝이 났었다.

의사쌤이 다 됐어요~하셨는데, 내가 아? 끝났어요?라고 되물었으니 말이다.

 

남편 검사 결과가 좀 애매했다.

정액검사는

1년 안에 자연임신으로 성공한 남성들 중에

하위 5%에 해당되는 남성들의 정자가 기준이다.

그러니 그 정액검사 결과가 기준치 이상이면

적어도 1년 안에는 임신을 할 수 있다. 정도의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근데 우리 남편은 그 기준 보다 좀 낮은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의사샘은 우리 남편에게

요즘 스트레스 받아요? 피곤해요? 운동은 좀 하나요?

술 마셔요? 담배피나요? 등을 질문했는데,

우리 남편은 술 담배 안하고 운동 꾸준히하고

피곤하지 않고 스트레스 받는 일 없다고 대답했고

 

의사쌤은 당황하셨다. 그렇게 대답하면 저도 할말이 없네요.............. 라며...

그럼 일단 한두번 자연임신 시도를 더 해보죠.

남자 결과는 좀 일시적일 수 있으니,

잘 안되면 그 때 다시 검사를 해봅시다. 하셨다.

 

그렇게 또 두어달이 지났고, 역시나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고

남편은 재검사를 했다. 결과는 더 안좋았다.

쌤은 시험관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사실 우리는 둘다 비만이어서 아가가 안 생긴다고 생각하고

살만 빼면 생기겠지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운동도 좀 챙겨서 하고 했는데,

다이어트는 역시 쉽지 않았고, 병원을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생각보다

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와서, 남편과 나는병원가지 말고

6개월간 정말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뺀 후에 다시 노력해보자!

라고 결론을 내린 상태였는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시험관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결정을 하기 위해서

우리는 아파트 단지를 몇바퀴 돌면서 이야기하고 또 하고,,,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결론을 내렸고,

시험관을 하겠습니다. 라고 병원에 가서 말했을 땐,

이미 시험관을 시도하기에는 이번 달은 늦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냥 이번 달은 자연임신을 해볼래요?

아니면 인공수정을 해볼래요? 라는 의사쌤 질문에

우리는 인공수정을 해보겠다고 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나는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 벰폴라. 아주 껌이었다.

남편은 바늘이 무섭다지만 벰폴라 정도는 나에겐 별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배란초음파를 보고 병원에서 내일 시술할겁니다. 라고 알려주신 날에.....

우리는 캠핑을 예약해둔 상태였고, 그렇게 주사만 맛보고

인공수정은 시도를 해보지 못하고 ㅋㅋ 그 달도 지나갔다. 

 

드디어!!!! 시험관 시작이다!!!!! 그건 다음 글에 써보려고 한다.

시작하기 전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글을 쓰면서 새삼 다시 생각난다.